게임회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기가도쿄토이박스>





"치열한 게임업계의 생생한 리얼리티! 꿈을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젊은이들의 게임 혼이 뜨겁게 펼쳐진다! 게임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활발한 간사이 아가씨 · 모모다 모모. 게임회사의 실수로 천신만고 끝에 게임 제작회사 스튜디오 G3의 기획수습이 된다. 재미있는 게임밖에 머리에 든 게 없는 G3의 기획 치프, 텐카와 타이요의 어리버리 제자가 되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꿈과 현실의 차이를 통감하게 하는 리얼한 수업의 나날이었는데…! 그녀는 과연 험난한 게임업계에서 살아남아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또한 G3 사장이자 화려한 커리어 우먼이지만 남모르는 취미를 가진 츠키야마 호시노 외 개성 풍부한 녀석들이 오늘도 아키하바라의 구석에서 게임의 혼을 불태운다! 뜨거운 게임업계의 이야기, 여기에 재기동!!" <기가도쿄토이박스> 1권 뒷표지에서



후덥지근한 7월의 어느 커피집.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여자, 그리고 매장 입구로 씌어진 왼편의 통로로 남자가 들어온다.


#1

"늦었잖아!"

"아아 미안미안. 요새 더워서 밖에 나오기가 싫어."

"누가 니트 아니랄까봐. 자 일단 커피."

"오 살았다! 시원한 커피! ... 우와, 무지 써보여. 나 블랙 싫은데."

"지각한 벌이네요. 음, 그래서 오늘 이야기 해준다는 건 뭐야?"


"음음, 그러니까 오늘 이야기할 책은 바로 이거."

"뭐야, 기가도쿄토이박스?"

"빙고. 원제는 大東京トイボックス지."

"어, 뭔가 허세가 한가득인거 같잖아. 제목에 대가 붙다니"

"아아, 사실 이거 원래 전작이 있었어. 도쿄토이박스라고. 책 뒤에서도 '재기동!' 이라고 했잖아?"

"그게 그 뜻이었어?"

"그렇다!"

"뭔가 바보같아..." (머리를 짚는다)

"아직 남자를 모르는군 핫핫핫!"


#2

"그런데, 장난감상자가 제목이라. 딱 봐도 노는 것에 대한 느낌은 팍 오네"

"반대로 게임에 대한 느낌은 잘 안오지 (웃음)"

"이 만화는 그래서, 무슨 이야기야?"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있을 법 한 일들?"

"주제는 희소성 있네"

"뭐든 원래 쓰는 사람이 만드는 사람보다 많기 마련이니 말이지."

"게임을 개발하는 이야기만 나오는거야?"

"아니아니, 게임을 개발하면서 '신경써야할' 것들도 나와"

"이를테면?"

"음... 수위문제 일까나?"

"아 그런거?"

"개발자의 시선에서 보다보니, 게임에 부정적인 포스터를 보고 낙담한다던가 말이지. 개발자들의 이야기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나."

"헤에..."

"그렇다고 딱히 될수있어! SE! 처럼 세세하게 뒤에 설명이 있는건 아니고."



여성가족부에 대한 지인의 반응.txt


"음, 이런 것도 나온다고? (웃음)"

"어라, 익숙한 용어들이 보이네"

"작품 안에서 실제로 트위터가 나오거든.?"

"에에에?! 진짜?"


"흠흠, 일단 진정하고. 1권에선 모모다모모라는 간사이 아가씨가 주인공."

"그 뒤는 아니라는거?"

"일단 보다보면 된달까나 (웃음)"

"흠흠, 그래서?"

"1권에서는 보면 수습기획자와 기획치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신입과 치프의 차이?"

"막 질풍X획처럼 치프가 쌈빡한 오오라 풍기면서 '아직 어리군 젊은이!' 이러는건 아니지?"

"... 아가씨, 만화는 적당히"

"... 네, 네에."

"저 표지의 기합넣고있는 아저씨가 기획치프야. 소드크로니클이라는 전설적인 게임을 기획했었다는 설정이 있지"

"음... 한국으로 치면 리니지 정도려나?"

"뭐, 대충 그렇게 보면 편해. 1권에서는 신입과 치프의 이야기지만, 이후엔 꽤 바뀌어서 말이지. 아까 말한 시나리오에서의 게임등급 심의 라던가. 왜, 게임개발하다보면 이런저런 심의 같은걸 거쳐야 하다잖아. 비속어 필터 같은것도 예가 될수 있으려나."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면 저걸 보면 되겠네?"

"아아 그렇지만 너무 맹신하지는 말라고. 만화는 으레 판타지가 섞여있기 마련이니, 차라리 '게임회사 이야기' 가 더 낫다고 생각해. 리얼리티 면에선."



"'호노카, 레벨업!' 이라고 비슷한 작품이 있지 않았나?"

"그건 호노카 개인의 성장. 이건 게임개발하면서 일어나는 일들. 초점이 다르다고."

"좀 더 현장에 가깝긴 하다는거네?"

"뭐어, 호노카, 레벨업1 보다는 말이지."




"뭔가 흥미가 생기긴 했는데, 1권 표지가 아저씨라니. 보통 이쁘장한 캐릭터를 넣지 않아? 아저씨냄새 나잖아!"

"모에랑은 거리가 멀어. 오히려 열혈에 가깝달까나. 등장인물에 아저씨가 나오다보니 좋은 점도 있어. 이를테면 드래곤퀘스트1 이라던가, 제비우스라던가 같은 고전게임 이야기도 나오거든."

"고전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갑겠네." (살짝 고개를 돌린다)

'드래곤퀘스트? 제비우스? 뭔지 모르겠잖아' (독백이 끝나면 다시 고개를 돌린다.)


"그렇지 않을까? 아, 미안 오늘은 여기까지. 바로 가봐야할 곳이 있어서."

"우와 얼마나 지났다고? 에이, 그럼 끝내기 전에 명대사다 싶은 걸 좀 뽑아달라고."

"음... 명대사라..."




텐카와 타이요 (기획치프)

"사양을 일부 변경한다!"

"일본에서는 기획을 사양이라고 하는 것 같아.
게임에서 기획을 바꾼다는건, 다시말하자면 프로그램 구조 같은것 까지 다 다시바꾸고, 디자인도 바꿔야 할수도 있다는 이야기. 작은 거면 모르겠는데, 큰 규모라면 아마도 '너님들 야근 확정이요!' 라는 무서운 말이 아닐까 싶은데 (웃음)"
"악마네, 악마야"
"주연인물이 악랄하기 짝이 없지?"
"으으 칼퇴근은 모두의 꿈이잖아!"

"혼자서 라스트보스를 쓰러뜨렸던건' 드래곤퀘스트1'까지였다, 이 말이지."

"혼자서 무언가를 할수 없다. 라는 점에서 꽤 괜찮았던 대사라고."
"마리오도 혼자 클리어하지 않았나?"
"이, 일단 넘어가자고"

모모다모모 (신입기획자)

"... 죄송해요. 이 게임, 재밌는 거 맞죠?"

"기획자들도 가끔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아무래도 유저들의 '재미'를 위해 만들다보면, 오히려 구현하는 '재미'에 빠지곤 할테니."

"오히려 게임을 계속 만들고 테스트하다보면 재미라는 걸 잘 못느낄수도 있겠네. 직업병이 될수 있겠달까나?"


"저 지금 이렇다 할 무기가 없거든요. 꿈이라던가 희망밖엔 없다구요." /

"알고있었다. 역시 꿈만으론, 싸울 수 없다."

"딱히 이 만화가 로켓단의 비전인 밝은 미래 희망찬 내일만을 보여주는 건 아냐. 캐릭터의 좌절도 보여주지.

사회라는 던전에서는 '열정'이라는 장비 하나만으로는 싸울수 없다는 말이 아닐까나."

"희망만으로 모든게 다 되는 세상이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

"... 답지않은 무서운 말이네."


센스이 이즈루 (솔리더스 워크스 프로듀서)

"게임이라는 것은 몇시간,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다른 이의 인생을 그만큼 구속해 놓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 따위를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만든단 입니까?"

"아마도, 이 대사는 개임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어떤 의미로는 창작자의 자존심으로도 보여."

"그렇지?"


"자, 이정도?"

"..."

"우 우와 화났나봐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한번 더!"

"잘못했어요...?"

"그거 말고!"

"어... 그럼 뭐?"

"하, 하나 더 해달라고 다음에!"

"어, 어라. 그걸로 괜찮다면 나야...?"

"흥 몰라 나 기분 상했어. (왼쪽 통로로 퇴장)"

"어... 어? 어 잠깐만!"(따라가려다 테이블과 통로 끝의 중간지점에서 테이블로. 식기를 다 정리하고 한숨을 한번 내쉰 뒤 퇴장.)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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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쓸 겸, 간단한 콩트로 리뷰를 해봤습니다.

음... 사실 저 둘 캐릭터가 없어서, 그냥 이름같은건 비워두고 썼네요.

대충 이런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보시는 분들이 대본은 익숙하시지 않으실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원래는 하지도 않는 강제개행 비슷한 걸 써버렸습니다.


시험삼하 한번 써본 포멧이니까요. 다음 리뷰는 뭘로 들고 올지 고민되네요 :)

리뷰 자체로 하나의 간단한 스토리를 짜볼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해봤어요. 아무래도 가장 익숙한 쪽이 대본 쪽이다보니 말이죠 아하하, 아하하하 (먼산)

물론 간단하고 정갈하게 보여준다 라는 면에서는 매우매우매우매우 떨어지지만 말이죠. 중요해서 5번 언급했습니다.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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