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제는 동화와 조절이라는 적응의 과정을, 심리구조의 재구성을 이룩함으로써 인지발달이 이루어져 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심리구조의 재구성을 이룩함에 있어서 촉진제 역할을 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즉, 어떻게 인간의 인지발달이 이루어지는가? 인지발달을 촉진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피아제는 인간발달은 타고난 유전적 기질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의 결과라고 말함으로써 인지발달에 필요한 세 가지 변인을 암시하고 있다. 그것은 성숙, 물리적 경험,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성숙은 주어진 단계에서 인지발달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한계를 규정해 준다.
둘째, 물리적 경험은 감각적인 경험과 신체적인 활동이 사고나 정신적 조작을 통해 내재화되는 것을 말하는데, 감각적 경험이나 신체적 활동의 내재화가 없이는 인지발달이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테이블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테이블이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매끄러운지, 꺼칠꺼칠한지, 네모가 졌는지, 둥근지, 높낮이는 어떤지 등등, 이 러한 테이블에 대한 물리적인 지식은 어떻게 획득되는가? 우리의 감각이 정신적 조작을 통해 내재화될 때 가능하다.
인지발달을 촉진시키는 세 번째 요인은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테이블이 딱딱하고, 매끄럽고, 등등은 우리의 감각이나 신체활동의 내재화를 통해서 알 수 있다고 하지만,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는다거나 테이블 위로 걸어 다녀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지식은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 이것은 아이디어의 교환, 즉,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이상의 세 변인 중 어느 하나라도 결핍되었을 때 지적발달은 지연된다고 피아제는 믿고 있다. 성숙, 물리적 경험,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한 인지 발달의 개념화를 위해서 피아제는 네 가지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이다. 이상의 4단계의 인지발달은 개인의 지능이나 사회환경에 따라 각 단계에 도달하는 개인간 연령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발달 순서는 결코 뒤바뀌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있다. 아울러 각 단계는 주요 행동양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 전체적인 심리구조로 특징지워진다. 각 단계는 전단계의 심리적 구조가 통합된 것이며, 다음 단계의 심리적 구조에로 통합될 준비과정이기도 하다. 이 말은 각 단계의 사고과정은 서로 다르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더욱 복잡하고, 객관적이고, 타인의 관점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하에서는 각 단계별 특징과 주요 개념을 소개하고자 한다.
1. 감각운동기(sensorimotor period)
이시기는 출생해서 약 2세까지를 말한다. 피아제가 이 시기를 감각운동기라고 명명한 것은 이시기의 영아가 자신의 감각이나 손가락을 입에 넣고 빠는 등의 운동을 통해서 자신의 주변 세계를 탐색한다는 사실에 연유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이 시기의 영아는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자신의 감각을 사용하고 새로운 경험을 찾기 위해 운동능력을 사용하고자 애쓰는 시기라는 뜻이다. 그 결과 반사활동에서부터 제법 잘 조직된 활동을 할 수 있기까지 간단한 지각능력이나 운동능력이 이 시기에 발달한다.
이 시기의 주요 발달과업으로서는, 주변의 대상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기, 빛과 소리 자극에 반응하기, 흥미있는 일을 계속하기, 조작을 통한 물체의 속성 알기, 대상 영속성의 개념 획득하기 등을 들 수 있다.
피아제는 감각운동기를 다시 6가지의 소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상의 발달과업은 각 단계별 특징을 알아봄으로써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단계1: 출생에서 처음 한 달 동안의 시기이다. 이 시기의 영아의 활동은 주로 빨기, 울기, 미발달된 운동 등과 같은 반사활동으로 이루어진다. 빨기반사도 하나의 도식인데, 영아는 여러 가지 물체를 입에 닿는대로 빨므로써 자신의 빨기 도식을 연습하고, 물체에 대한 정보를 동화시키고자 노력한다. 한편으로, 젖을 빨기 위해 고개를 드는 등 음식을 획득하기 위 해 열심히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는 조절의 과정도 아울러 발견된다.
단계2: 1개월에서 4개월의 연령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기본적, 유전적인 도식의 정교화가 시작된다. 예를 들면 손가락이나 숟가락 등을 입으로 가져가서 유전적 도식인 빨기 도식을 이용해서 계속 빨므로써 빨기도식이 더욱 정교화된다. 또 빨기를 계속함으로써 습관을 형성한다. 의도적인 듣기와 보기도 시작된다.
단계3: 4개월에서 8개월에 해당하는 시기로서 인과관계의 법칙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딸랑이를 흔들면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발견될 수 있는 중요한 원리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면, 인지가 더욱 발달된다는 것이다 이 시기의 두 번째 특징은 물체를 따라 눈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물체가 시야 밖으로 사라지면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쉬운 표현 으로 '여기, 지금'의 사실에만 관심이 있을뿐 미래의 사실은, 비록 가까운 미래일지라도 관심밖의 일이다.
단계4: 8개월에서 12개월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서는 대상영속성 개념의 획득이다 예를 들면 전단계에서는 영아가 물체를 따라 눈을 움직이다가, 물체가 보이지 않으면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이 시기가 되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물체를 찾게 된다. 공을 가지고 놀다가 영아가 보는 앞에서 이불 속으로 공을 숨기면 이불을 들치고 공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물체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물체가 존재한다는 개념의 획득 때문이다.
단계5: 12개월에서 18개월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조직활동이 활발하게 되고, 새로운 것들에 관심이 끌리는 시기이다. 전에 늘 가지고 놀던 인형, 공, 블록 등의 장남감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기 시작하고, 남의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단계6: 18개월에서 24개월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사고가 시작되는 시기이며, 현존하지 않는 사람이나 대상에 대해 정신적 이미지를 형성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영아는 자신을 다른 사람과 분리시켜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조금씩 알게 된다.
2. 전조작기(preoperational period)
이 시기는 2-7세까지의 연령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피아제는 이를 전개념기와 직관적 사고기의 두 소단계로 다시 구분하고 있다. 전개념기는 2-4세까지로 보고 있으며, 직관적 사고기는 4-7세까지로 보고 있다.
2-4세에 해당하는 전개념기의 유아는 개념발달을 위해서 다양한 언어활동과 신체활동에 참여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유아들은 자기중심적이며, 흔히는 잘못된 개념, 현실에 위배되는 개념들을 가지고 있다. 이 시기 유아들의 개념획득에 가장 결정적인 것은 다양한 언어활동과 신체적 활동을 통한 경험이다.
전개념기에 있는 유아들의 특징으로서는 자기중심적이다. 즉,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이해할 수 없다. 눈에 똑똑히 보이는 한 가지의 사실에만 기초하여 사물을 분류할 수 있다 .하나의 준거에 의해서만 물체를 수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여러 가지 단추들 중에서 동그랗게 생긴 것들만은 가려낼 수는 있지만, 동그랗고 빨간 단추는 가려낼 수 없는 것과 같다. 사물을 단계별로 배열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접하지 않는 사물을 추리해서 배열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연필을 길이가 긴 순서로 배열할 수는 있지만, a는 b보다 길고, b는 c보다 길다. 그러니까 a는 c보다 길다라고 추리할 수는 없다.
전조작기의 두 번째 단계는 직관적 사고기이다. 이 시기는 4세에서 7세에 해당한다. 이 시기 유아의 판단은 언어화되지 않는 모호한 인상이나 지각적인 판단에 의존한다. 상징적 매체, 즉, 언어가 개입되지 않은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 시기 유아의 사물에 대한 판단은 흔히 잘못된 것이 많다. 예를 들면, 마주 하고 있는 선생님이 "오른손을 드세요"하면서 오른손을 들면 유아는 선생님의 말은 무시하고 선생님의 오른손은 자기의 왼손 방향에 있으므로 왼손을 들곤 한다 따라서 이 시기를 직관적 사고기 라고 말한다. 이 시기 유아들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물을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논리적 관계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수의 개념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보존성의 원리를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한다. 보존성이란 물체가 모양에 따랄 그 양이나 수가 변하기 않음을 말한다.
3. 구체적 조작기(concrete operational period)
이 시기는 6,7세에서 11,12세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논리적 사고가 가능한 시기이다. 특정사실에 따라 사물을 분류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동은 사물을 위계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이 시기 아동에게 한 웅큼의 5원, 10원, 100원, 500원 짜리의 동전을 쥐어 주면, 액수대로 분류하고, 이것들의 포괄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실제로 돈을 손에 쥐어 주었을 때만 가능하다. 돈을 손에 쥐지 않고, 머릿속으로만 조작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또, 이 시기는 양, 무게, 부피의 보존 개념을 확실하게 획득할 수 있다. 보존개념을 획득한다는 것은 상보성, 가역성의 원리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뜻과 같다. 전조작기의 자기중심적 사고는 이 시기에 와서 탈중심적 사고로 바뀌게 된다.
4. 형식적 조작기 (formal operational period)
12세경의 사춘기에서 성인기에 접어들기까지를 형식적 조작기라고 명명한다. 형식적 조작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추상적 사고란 융통성 있는 사고, 효율적인 사고, 복잡한 추리, 가설을 세우고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일, 직면한 문제 사태에서 해결 가능한 모든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는 일 등과 같은 것을 말한다. 형식적 조작의 사고가 가능한지 알아보는 것으로서 피아제가 고안한 유명한 실험은 고전적 물리학에 관한 문제인데 추의 진동에 관한 것이다. 길이, 무게, 높이, 힘 등의 상대적 효과를 잘 고려해야만 대답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 실험에서 형식적 조작의 사고가 가능한 청소년들은 효과적인 실험을 설계하고, 이를 잘 관찰하여 타당한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청소년과 모든 성인이 매사에 형식적 조작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이 시기가 되면 청소년들은 처음으로 도덕적, 정치적, 철학적인 생각과 가치문제 등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타인의 사고과정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은 문제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등의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5. 아동기 사고의 특성
1) 보존개념 물체의 외형상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로부터 빼거나 더하지 않으면, 그 물체의 특정한 양은 그대로 보존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
2) 조망수용 사고의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타인의 입장, 감정, 인지 등을 추론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
3) 유목화 물체를 공통의 속성에 따라 분류하고 한 대상이 하나의 유목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하는 능력.
4) 서열화 사물을 영역별로 차례대로 배열할 수 있는 능력.